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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획, 꼭 피해야 할 5가지

Build Before You Build

안녕하세요, 첫 구독자 여러분.

기념비적인 첫 뉴스레터입니다. 보통 첫 회는 인사말도 길고 포부도 가득한데, 저는 “쓸데없는 말 없이, 핵심만 전달하겠습니다.” 그래서 바로 본론 갑니다. 근데 또 기합은 엄청 들어가서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부터는 핵심만 간추리도록 노력 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제는 ‘스타트업 기획, 꼭 피해야 할 5가지’ 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그 중 한 가지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 내가 겪어보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스타트업 기획의 첫걸음은 흔히 멋진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상상 말이죠.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내가 이 문제로 직접 고통받아 본 적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만든 서비스는 열에 아홉은 시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경기도 내 스타트업 생존율은 22.8%에 불과 
최근 7년간 경기도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중 약 77%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4곳 중 3곳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투자 유치 후에도 폐업하는 스타트업 증가 
2024년, 기존에 투자 유치를 받은 스타트업 중 170곳이 폐업하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13.5% 증가한 수치입니다.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문제, 즉 사용자가 느끼는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져본 적 없는 사람은 물에 빠져본 사람의 공포와 절박함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필연적으로 겉핥기식 기능과 사용자 불편함을 가져오는 경험(UX)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 인터뷰에서 "정말 필요하다"고 열렬히 반응했던 잠재 고객들도, 막상 실제 서비스가 나오면 결제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막연한 '희망'을 이야기했을 뿐, 우리의 서비스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이지 않았던거죠.

깊이 없는 공감은 결국 깊이 없는 제품을 낳고, 이는 곧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고통에서 시작하는 '진짜 문제'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대부분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 에서 출발합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이 필요할 것 같아"가 아니라, "나는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분명 나처럼 고통받고 있을 거야!" 라는 개인적인 고통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통'에서 출발하는 아이디어는 막대한 힘을 가집니다.

첫째, 우리가 누구보다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스스로가 가장 강력한 초기 검증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을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불편함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진정으로 필요한 기능을 구상하며, 사용자 입장에서 '진짜 편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겪어본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그 자체로 시장성 검증의 강력한 첫걸음이 됩니다.

2007년,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당시 산업디자인 학회(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 컨퍼런스가 열리며 도시의 호텔들이 모두 예약된 상황이었고, 두 사람은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아파트 거실에 에어매트리스를 놓고,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Air Bed & Breakfast'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서비스는 나중에 Airbnb로 발전하게 됩니다.

Airbnb

“호텔은 없었고, 돈도 없었다. 그래서 거실을 숙소로 만들었다.”

– Brian Chesky

2. ‘최초’ 타이틀에 집착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세상 최초의 서비스"라는 꿈을 꿉니다. 혁신적이고 멋져 보이지만, 특히 자원과 인력이 한정적인 1인 기업이나 초기 스타트업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은 달콤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초'라는 미지의 영역은 곧 막대한 시간과 예산 소모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시장을 분석하고,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하는 대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탐험'하는 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이는 곧 불확실성에 대한 막대한 투자이며, 자칫하면 고객을 교육하고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됩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움직이는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리스크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멋져 보이지만 대개 이미 시도됐거나 시장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레퍼런스 없는 고독한 싸움

'최초' 타이틀에 집착하는 것은 마치 나침반도 없이 망망대해를 홀로 항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레퍼런스가 없다는 것은 학습과 피벗(방향 전환)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종종 기존 시장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구사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최초'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아니었지만, 마이스페이스 등 기존 플랫폼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사용자 경험을 혁신함으로써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푼라디오

'라디오계의 유튜브', '오디오 버전의 아프리카TV'라고 불리며 일반인들이 DJ가 되어 실시간 소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존에 유튜브, 아프리카TV, 팟캐스트 같은 서비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푼라디오는 확실한 타깃층(오디오 콘텐츠를 선호하는 사용자) 을 공략하고 그들의 니즈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여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에어비앤비(Airbnb)

'최초'의 숙박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호텔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었지만 그들은 기존 숙박 시장이 해결하지 못했던 '남는 공간을 활용한 저렴한 숙박'이라는 틈새를 발견하고, 이를 기술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우버(Uber)

택시라는 기존 운송 수단을 '최초'로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효율적인 호출 시스템과 불친절 문제 등 기존 시장의 고질적인 불편함을 모바일 앱으로 해결하며 '최적의 경험'을 제공했고, 이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이들 모두 '최초'는 아니지만, 기존 레퍼런스를 면밀히 분석하고 특정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차별화된 방식으로 접근하여 시장을 선도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기획 단계에서 '최초' 타이틀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어떻게 하면 기존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미 검증된 시장 속에서 우리만의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는 것이야말로 1인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전략입니다.

3. 원샷 아이디어로 끝내려 한다

어릴 적 "대학 가면 끝!", "수능만 보면 끝!"이라고 들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그게 끝도 아닐뿐더라 너무나도 새로운 시작이었죠.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런칭을 마치 결승선처럼 생각합니다.

"일단 출시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라는 환상에 사로잡히기 쉽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런칭도 옛날의 수능처럼 이제 막 시작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런칭을 끝으로 생각하는 '원샷 아이디어'는 3개월 뒤 우리의 서비스를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처럼 만들 겁니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고객의 니즈는 시시각각 진화하죠. 한 번의 아이디어와 한 번의 런칭으로 이 모든 변화에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런칭 후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피드백 루프가 끊기면, 서비스는 시장과 단절된 채 고립됩니다. 제품-시장 적합도(PMF, Product-Market Fit)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다 결국 사라지고 마는 거죠. 잦은 개선은 우리의 서비스가 '살아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이자,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멈추면 죽는다: 피드백 루프

런칭 후 피드백 루프가 끊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초기 사용자들이 겪는 불편함, 미처 예상치 못한 버그, 그리고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기능에 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PMF(Product-Market Fit, 제품 시장 적합성)를 찾기 위한 방향 설정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초기 런칭 후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제품을 개선하는 데 실패하여 문을 닫습니다. 글로벌 스타트업 실패 사례 분석에 따르면, '시장의 수요 부족'과 함께 '제품-시장 부적합'이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장의 실제 요구와 동떨어져 있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한 번 런칭으로 끝내려는 생각은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스스로의 생각에 갇히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곧 서비스의 성장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됩니다.

스타트업의 적은 기술 부족이 아니다.
침묵이다.

1. “SNS 하세요?”

우리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면,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 SNS는 홍보가 아니다.
    SNS는 살아있다는 ‘증명’이고, 고객과 ‘눈 마주침’이다.

  • 기술력보다 중요한 건 정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존재감이다.

👀 대중은 알고 있는 서비스에만 피드백을 준다. 모르는데 어떻게 줘요?

2. “뉴스레터 왜 써요?”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명단이 없다? 플랫폼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

트위터가 망하고,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바뀌고, 인스타 도달률이 반토막 나도
뉴스레터 구독자 명단만은 남아있습니다.

  • 구독자는 잠재 고객이자, 피드백 수신자, 베타테스터, 투자자다.

  • 뉴스레터는 SaaS, 인디메이커, 스타트업에게 최고의 ‘재방문 유도 엔진’ 이다.

📬 한 번이라도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면, 절대 자산이 아니다.

3. “설문조사 귀찮아”

누구보다 빠르게, 정확히 배울 수 있는 건 사용자의 ‘불편한 진심’이다.

  • “이 기능 필요해요”보다 “그거 짜증나요”에 집중하라.

  • 설문은 자동화 가능하고, 반복 가능하고, 유일하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

🧪 설문은 비용도 안 들고, 가장 빠른 검증 도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초기 MVP(Minimum Viable Product)에 집중 완벽한 제품을 한 번에 만들려 하지 마세요. 엉성해도 살아있는 MVP가 완벽하지만 죽은 서비스보다 좋습니다.

  2. 피드백 시스템 구축 런칭 후에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3. 고객과의 꾸준한 소통 데이터가 보여주지 못하는 깊이 있는 인사이트는 고객의 목소리에서 나옵니다.

넷플릭스(Netflix)

초기 DVD 대여 서비스에서 시작하여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리고 자체 콘텐츠 제작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선

토스(Toss)

처음에는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투자, 보험,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추가하며 '슈퍼 앱'으로 진화

4. 초기 타깃을 지나치게 넓게 잡는다

서비스를 기획할 때 "이 서비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어요!", "모든 직장인에게 필요할 겁니다!" 같은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언뜻 들으면 시장이 엄청나게 커 보여 희망적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누구나 쓴다" 는 말은 곧 "아무도 열광하지 않는다" 는 뜻입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다

초기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려면 한정된 고객군에게 확실한 ‘Yes’를 받아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을 위한 집중력 관리 툴’이 ‘모든 직장인과 학생을 위한 생산성 앱’으로 시작되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사용자 피드백 모두 흐려집니다. 게다가 유료 전환, 리텐션, 바이럴 모두 뿌옇게 퍼져버리죠 특정 니치에서 열광하는 소수 유저를 확보하면 그 자체가 마케팅 레퍼런스가 되고, 후기 콘텐츠가 되고, 나중에 확장할 때도 “우리는 이미 여기에 강하다”는 증거가 됩니다.

좁게 가야 빠르게 간다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제한된 상태에서 전쟁터에 뛰어드는 겁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 전쟁에서 '전 국민 상대로 마케팅'이라는 전략은 사실상 망하러 가는 지름길이에요.

  • 비용 효율성 타깃이 넓어질수록 마케팅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여러 계층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메시지를 다르게 써야 하고, 랜딩 페이지도 여러 개 필요하며, 기능 요구도 다양해지죠.

  • 속도와 품질 저하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모두 맞추려다 보면, 결과적으로 개발 속도도 늦어지고, 제품의 품질도 떨어지며, 본인포함 팀원들은 지쳐버립니다. 집중력이 분산되면 속도와 품질 모두 희생됩니다.

실제로 좁게 시작한 성공 사례는 넘쳐난다

  • Slack 게임 개발사 내부 협업 도구

  • Facebook 하버드 학생 전용 서비스

  • Notion 디자이너와 작가전용

모두 극도로 제한된 타깃에서 강한 반응을 먼저 확보한 후 확장

초기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은 “모두가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구 하나라도 입소문을 내고 싶게 만들 서비스” 를 만드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퍼지기 전에 꽂혀야 합니다.
그게 초반 생존의 유일한 길이고, 니치에서 시작해 시장 전체를 먹는 유일한 전략입니다.

5. 기획보다 로고·이름에 몰두한다

“이름부터 정해야지.”
“로고도 하나 있어야 안 민망하지 않을까?” “이거 Figma로 대충 만들어 봤는데 어때?”

네, 이해합니다. 로고 만들고 컬러 팔레트 정하고, 폰트까지 맞추면 뭔가 창업한 사람 느낌 제대로 납니다. 근데 그거, 창업이 아니라 코스프레일 수도 있습니다.

실체 없는 껍데기, 누구를 위한 브랜딩인가?

  • 앱은 아직 없음

  • 웹사이트도 없음

  • 고객도 없음

  • 피드백도 없음

 근데 로고는 있음.

이런 거랑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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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룬 5가지 항목은 영상으로도 요약해서 공유할 예정입니다.
💬 질문이나 제안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Simon Jo | SwitchUP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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